2008년 한국에 돌아왔을 때부터 언제 값이 올라가는지 신경쓰던 떡볶이 집.
2021년 중반에야 2,500원으로 500원 올랐다.
물론 롯데제과 같은 곳의 과자플래이처럼, 떡볶이 량이 줄어든 것은 몇 년전 부터이겠다...
도쿄 생활 좀 해 본다고 2년 반 동안 일본에 있을 때,
떡볶이와 쫄면이 가끔씩 아쉬웠다.
마침 그때 광고 중에 하나가 고추장 광고였다.
차승원이 좋다고 이탈리아 여행을 다니면서 이것 저것 맛있게 먹다가, 결국 얼마 안 돼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서 오바이트 하면서 고추장오징어볶음인가를 머리속에 떠올리는 광고였다(유튜브 시대 광고를 다시 찾아보고 나서 기억과 꽤 다르다는 사실에 은근히 놀랐음).
https://www.youtube.com/watch?v=f3IonEB51ec&ab_channel=LailaChaTaiwan
일본 음식이 입에 안맞다고 하는 한국인은 쓸데없는 입을 놀리는 것이다. 일본 음식이라는 것이 구분되어 다가왔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냥 현대 한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음식은 간장으로만 간을 한 음식이 되는 것이고, 오히려 가보지도 못한 차이나 파워를 생각하게 되었을 뿐이다. 지금은 아매리카의 시대이지만, 과거 동아시아는 차이나에서 유래된 음식문화에 영향받았던 것이고, 그 기반이 되는 것이 간장인 것이겠다.
그런데 이상한 경험을 한 것이다. 그렇게 아픈 것도 아닌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 무기력증에 시달렸던 것이다. 아마 담배를 몰라서 그렇지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하면 생기는 현상임을 몰랐던 것이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상품 가판대에 올라있는 한국라면은 신라면이었다. 한국에서는 당시 2006년경에 5더하기 1로 2500원 정도 했을 것인데, 환율 1000원이 갓 무너졌던 당시에, 105앤이던 신라면.
가격보다도 굳이 도쿄까지 와서 한국에서 먹던 것을 챙겨먹을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을 계속 무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먹어준다는 생각으로, 2개를 사서, 한개를 끓여먹는 순간.
아뿔싸. 온몸에 혈액순환이 되고, 땀이 나고, 머리가 맑아지고, 한 순간에 이상하던 무기력증이 해소되는 것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런 고추장을 응용한 코리안 라면 스프의 위력에 대해 이미 오래전에 나는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고교 3년때, 당시 1993년도만 해도 해외여행 경험도 별로들 없을 때 아예 전세계를 해집고 다녔다는 한비야의 여행기를 목마르게 읽었던 적이 있었고, 그 때 유독 각인되었다고 느꼈던 대목이었던 것인데도 막상 내가 겪는 이상한 증세가 그것임을 몰랐던게 의아할 정도였다.
한비야가 아프리카에 도착하고 부터 이상하게 몸에 무기력증을 느꼈다는 것이다. 말라이아 약을 먹었는데, 혹시 말라리아에 걸린 건 아닌지 크게 걱정이 되기도 했다는 것인데, 어느날 한국인 거주자의 집에 초대받아 기껏 라면을 대접받는 순간, 자신이 겪고 있던 질병의 원인을 단박에 알아차렸다는 부분이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3121462
나만 그런게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아무리 책으로 흥미로워 했던 적이 있어도 막상 자신의 현실이 되었을 때 이를 연관시키는 능력은 없을 것이라 본다. 현실과 연결시키는 능력은 또 별개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오히려 이를 절실하게 체험하게 되면서, 현대 한국사회의 식생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오히려 그나마 도쿄 생활 좀 해 보게 되면서 가질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나는 그 때 이후로 매운맛 중독에서 벗어나려 노력했고, 지금도 거의 김치를 먹지 않는다.
물론 매운 맛과 별개로 김치의 경우는 소금에 대한 쿨란스키의 저서를 읽고 나서 소금을 안먹기 위해서 멀리하게 된 측면이 있다. 물론 아예 안 먹을 것 까지는 없고, 아예 안먹는 것은 더 이상한 것이겠다.
그러나, 소금이 얼마나 심각한 중독물질인지 인식이 생기면, 기껏해야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듯이, 조금씩 한접시 분량만 사다가도 여러 번에 나눠 먹게 될 것이겠다.
떡볶이에 대한 단상. 2021.12.12
'오랑우탄을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 머치 러브 윌 킬 유. 퀸. (0) | 2021.12.24 |
---|---|
동물시체 목격함. 완주군 상관면 17번국도 하행방향. 2021.12.23 (0) | 2021.12.23 |
태일이 시사회에서 받은 엽서들 (0) | 2021.11.26 |
고라니 로드킬 목격함. 완주군 상관면 17번국도 하행방향. 2021.10.24 (0) | 2021.10.24 |
강경에서 전주까지 자전거 라이딩 2021.10.21 (0) | 2021.10.22 |